치매 치료의 새로운 시대, 레켐비 첫 투약 현장을 가다
치매는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커다란 심리적, 경제적 부담을 안기는 질환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 도입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Lecanemab)’가 치매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알츠하이머 예방센터에서 국내 첫 투약이 이루어진 현장을 중심으로 치료제의 효과와 과제를 살펴본다.
레켐비, 20년 만에 등장한 치매 치료제
레켐비는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여 신경세포 사멸을 방지하는 항체 치료제다. 지난해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이후, 올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거쳐 국내 첫 투약이 이루어졌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국내 최초로 알츠하이머 예방센터를 설립하여 환자들에게 패스트트랙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는 3개월 이상 소요되던 진단 과정을 1개월 이내로 단축해 환자들이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
임씨 부부의 스토리
레켐비 국내 첫 투약 환자인 66세 임철수 씨(가명)는 3년 전부터 인지저하 증상을 겪었다. 초기에는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았으나 최근 증상이 악화되며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투약 현장에서 임씨는 긴장했지만, 아내와 의료진의 격려 속에 치료를 마쳤다.
치료 효과와 과제
레켐비의 효과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진행을 평균 27%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아밀로이드 축적이 적은 초기 환자군에서는 51%의 진행 지연 효과를 보인다. 이는 치매 치료제의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의 강성훈 교수는 “하루라도 빨리 투여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억력이 남아 있을 때 치료를 시작하면 증상 완화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높은 비용과 보험 문제
레켐비 치료는 약제비와 검사비를 포함해 약 4,500만 원이 소요된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보험 적용이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급여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환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이 크다. 급여화를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제약사의 협력이 요구된다.
부작용과 모니터링
레켐비는 뇌부종, 뇌출혈 등의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어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찰과 환자의 적극적인 건강 관리가 치료 과정에서 중요하다.
알츠하이머 예방센터, 새로운 모델 제시
고려대 구로병원의 알츠하이머 예방센터는 치매 초기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며 새로운 의료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40여 명의 환자가 등록되어 있으며, 이 중 13명이 투약을 시작했다.
강성훈 교수는 “치료제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초기 발견과 빠른 진단이 중요하다”며 “환자와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론: 희망의 시작, 그러나 넘어야 할 산
레켐비는 치매 치료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지만, 높은 비용과 부작용 관리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제약사, 의료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다. 환자와 가족들은 초기 증상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조기 진단과 치료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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